SK텔레콤오픈 첫날 강풍에 선수들 ‘혼쭐’…오전조 언더파 스코어 전무

입력 2024-05-16 16:00
16일 제주도 핀크스CC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오픈 1라운드에서 오전조에서 가장 좋은 이븐파를 기록한 옥태훈이 13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이날 대회장에는 초속 7~9m의 강풍이 불어 선수들이 혼쭐이 났다. KPGA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 첫날 경기가 제주 강풍으로 사실상 초토화가 됐다.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는 첫 조 출발부터 초속 7~9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기온마저 예년에 비해 낮은데다 때때로 방향을 알 수 없는 돌풍까지 불어 선수들은 혼쭐이 났다.

경기위원회가 강풍에 대비해 티박스를 조절하고 그린 스피드를 당초 예정했던 3.5m에서 3.1m로 낮췄지만 선수들이 애를 먹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전조로 경기를 펼친 72명의 선수 중에서 언더파 스코어 기록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게 그 참상을 여실히 입증한다.

이븐파를 쳐 오전조 선수 중에서 가장 나은 성적표를 제출한 옥태훈(26·금강주택)은 경기를 마친 뒤 “예보를 보고 바람이 강할 것이라 예상은 했는데 경기 하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혀를 내둘렀다.

작년 퀄리파잉 토너먼트 상위 입상자 시드로 대회에 출전한 장태형(26)은 무려 19오버파 90타를 쳤다. 버디는 단 1개 뿐이었고 파는 5개에 그쳤다. 대신 보기가 9개, 더블 보기와 쿼드러플 보기 각각 1개, 그리고 한 홀에서 5타를 더 친 퀸튜플보기도 1개가 있었다.

오전조에서 10오버파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장태형 말고도 16명이 더 있다. 그 중에는 제주 출신 고군택(24·대보건설)도 포함됐다. 작년 시즌 3승을 거둬 다승왕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도 1승을 거두고 있는 고군택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고군택은 이날 고향 제주 강풍에 속수무책으로 무려 12오버파 83타라는 최악의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다.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4개를 비롯해 더블보기, 트리플보기, 쿼드러플 보기를 각각 1개씩 범했다.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윤상필(26·아르테스힐)과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조우영(23·우리금융그룹)은 나란히 9오버파 80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핀크스CC에서 열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핀크스 사나이’라는 닉네임이 있는 김비오(34·호반건설)도 7오버파 78타로 부진했다.

그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힘들었다. 끝까지 이 악물고 경기했다”면서 “특히 퍼트나 어프로치 하는 것이 힘들었다. 경기위원회가 기상 상황에 맞춰 티박스나 그린스피드 등을 조절해주는등 배려가 있었음에도 모든 선수들이 힘들게 경기했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서귀포=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