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교회서 쓰러져 사망…멍들고 손목 보호대 착용, 왜?

입력 2024-05-16 15:19 수정 2024-05-16 16:18

인천 한 교회에서 여고생이 밥을 먹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학대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교회 신도 5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인천 남동구 교회에서 10대 여고생 B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5일 오후 8시쯤 “B양이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며 “최근에도 밥을 잘 못먹었고 (지금) 입에서 음식물이 나오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교회 내 방 안에 쓰러져 있는 B양을 확인했다. 그는 얼굴을 비롯한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으며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한 B양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경찰은 B양이 사망하기 전 학대를 당했다고 보고 16일 새벽 A씨를 긴급체포했다. 다만 A씨와 B양의 관계 및 범행 동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교회 측은 B양 몸에서 발견된 멍은 학대 정황이 아니라 평소 B양이 여러 차례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라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B양이 불안 증상으로 인해 평소 ‘죽고 싶다’는 말을 하면 A씨가 말렸다”며 “B양 몸에 든 멍은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B양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