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 수술 잘됐다”… 용의자는 71세 작가

입력 2024-05-16 09:39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핸들로바의 마을 문화센터 앞에서 총격을 당하기 전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마스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가 여러 발의 총격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로베르트 피초 총리에 대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총격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는 71세 작가로 확인됐다.

타라바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BBC에 “파초 총리의 병원에서 치료가 잘됐다고 믿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수술은 잘됐다. (파초 총리가)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슬로바키아 악투알리티통신을 인용해 “피초 총리의 수술이 완료됐다.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고 보도했다.

피초 총리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핸들로바에서 정부 회의를 주재한 뒤 마을 문화센터 앞에서 주민들과 인사하던 중 여러 발을 총격을 받았다. 위중한 상태로 헬리콥터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피초 총리는 가슴과 복부 등에 총상을 입었다. 타라바 부총리는 “총알 한 발이 피초 총리의 복부를 관통했다”고 설명했다. 피초 총리는 4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은 뒤 인위적인 혼수상태(induced coma)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피초 총리는 우파 포퓰리즘에 기반한 친러시아 성향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해왔다. 앞서 2006~2010년, 2012~2018년 역임했던 총리직을 지난해 10월 총선 승리로 탈환했다.

용의자는 총격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이날 용의자를 71세 남성 작가로 지목한 자국 언론보도를 인정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슬로바키아 언론들은 용의자가 시집 3권을 펴낸 슬로바키아작가협회 회원이라고 보도했다. 협회는 페이스북에서 “용의자가 2015년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확인하면서 “이 비열한 사람의 회원 자격을 즉시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거주지인 슬로바키아 서부 레비체에서 ‘폭력, 전쟁, 증오 확산을 막는 신흥 정당’을 기치로 ‘폭력반대운동’이라는 이름의 단체를 설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AFP는 “용의자가 8년 전 온라인 동영상에서 ‘세상이 폭력과 무기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미쳐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