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선 ‘빨간불’… 주요 경합주서 트럼프에 열세

입력 2024-05-14 06:03 수정 2024-05-14 08:03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과 중동 위기로 재선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재판에 묶여 있는 동안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지 못하며 주요 경합주에서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6개 경합주(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을 제외한 5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9일까지 등록 유권자 409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네바다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38%)을 12% 포인트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에서도 49%의 지지율을 얻어 바이든 대통령(39%)보다 10% 포인트 앞섰다. 모두 오차범위(±4.5%)를 넘어서는 안정적 우위다.

애리조나와 미시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49%와 42%씩의 지지율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받던 펜실베이니아에서도 47%의 지지율을 나타내며 바이든 대통령(44%)을 이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만 47%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5%)을 2% 포인트 차로 겨우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는 이들 경합 주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다자 대결도 판세는 비슷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14% 포인트), 애리조나(9% 포인트), 조지아(8% 포인트), 펜실베이니아(4% 포인트), 미시간(2% 포인트)에서 모두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38% 동률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정세를 보이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최근 다시 악화하고,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지지층 불만이 커지면서 고전을 거듭한 것으로 분석된다. NYT는 “경제와 가자 지구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은 젊은 층과 비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약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핵심 지지층이었던 18~29세 젊은 층과 히스패닉 유권자 민심 이반을 겪으며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층에서도 20% 이상 지지를 얻었다.

NYT는 “젊은 층과 흑인 및 히스패닉 유권자 그룹은 정상으로의 복귀가 아닌 미국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원했다”며 “이들 그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에 도움이 될 만한 작은 변화라도 만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백인이 많은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이들 3곳에서 승리하면 재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