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국제옥수수재단, 아프간 여성·아이 위한 옥수수 종자 보급 나서

입력 2024-05-13 15:11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 김순권(맨 왼쪽) 박사와 학생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보낼 종자를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동대 제공

한동대(최도성 총장)와 국제옥수수재단(김순권 이사장)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꿀초당옥수수 종자를 지원한다.

한동대는 ‘옥수수 박사’로 잘 알려진 김순권 이사장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영양 공급을 위해서 당도 15%인 꿀초당옥수수 종자 50만개를 재단 자체 모금으로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종자는 국제옥수수재단와 한동대 이름으로 공급된다.

한동대에 따르면 꿀초당옥수수는 꿀과 같이 달고 맛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개화 후 20일쯤 되면 날것으로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00년 초 경북대에서 국내 최초로 육종 성공된 미국형 초당옥수수(슈퍼스위트콘)로 ‘경대하니콘 일대잡종’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상용돼 시판 중이다.

꿀초당옥수수는 고당도의 수분이 날아가면 종자 자체가 쭈글쭈글해지고 건조하기 때문에 발아할 때의 환경에 아주 민감하다. 안전하게 재배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발아 시험과 사전 재배 교육이 필요하다. 아프가니스탄 현지 환경에서는 전년도에 재배한 콩밭에서 인공 발아시킨 모종을 옮겨심으면 재배에 성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종자 보급에 앞서 4월쯤 미국 비정부기구 NEI(영양과교육인터내셔널)의 주선으로 아프가니스탄 옥수수 연구원들과 포항에 있는 국제옥수수재단(ICF) 간의 화상교육도 진행됐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꿀초당옥수수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영양 공급에 도움이 되고 수출 전략 작물로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꿀초당옥수수는 농가에 한 번 심은 옥수수를 종자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재래종 방임수분형(Sugar Open Pollinated Variety) 옥수수이다. 이는 품종의 변이가 심해서 기후지대별로 적응할 품종 선발이 필요하다. 3년 정도 선발 육종을 잘하면 현지에서 발아가 잘 되면서 단맛을 유지하는 고품질 초당옥수수가 생산될 수 있다. 생산된 초당옥수수 전체 이삭의 반 정도는 개화 후 20일쯤 수확해서 삶아 먹고, 나머지는 성숙기 때 수확해서 건조 후 종자로 이용할 수 있어서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이웃 나라들에 영양가 높은 초당옥수수 이삭을 수출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옥수수재단에서는 100만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공급을 위해 5년 전부터 포항에서 종자 생산을 진행해왔다. 온대기후 국가에서 최초로 육종된 북한식 재래종 방임수분형 옥수수인데 북한의 6개 생태 지역을 위해 특수 육종된 고당도 옥수수이다. 한동대에 따르면 남북 관계 악화로 북한에 종자가 넘어가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포항 ICF종자저장고에 보관된 상태다.

한동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기후변화와 직결되는 식량 위기는 오늘날 실존하는 위험이다”며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북한지역에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을 할 수 있는 꿀초당옥수수 종자 보급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