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처럼 원자폭탄을”… 극단 치닫는 이-팔전쟁

입력 2024-05-13 09:42 수정 2024-05-13 11:19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왼쪽)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처럼 원자폭탄을 투하해도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전쟁을 끝내기로 결정했고, 이는 옳은 결정이었다”며 “이스라엘이 유대 국가로서 생존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은 극단적인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조기 종식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이스라엘은 라파에서 지상작전을 펼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부가 이 도시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그레이엄 의원은 “하마스의 전략을 고려할 때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앵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정밀도를 높이면서도 민간인 사망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됐다’고 지적하자 그는 “세상에, 생존을 위해 3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유대 국가에 무기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 작전을 강행할 경우 무기 수송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출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역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지렛대로 활용한 적이 있다’는 앵커의 질문에 “(무기 공급 제한이) 이란과 하마스를 대담하게 만들었고, (하마스 군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는 아마도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틈이 벌어졌다는 생각에 흥분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것은 유대 국가가 파괴될 수 있는 시기에 무기 공급을 거부하는, 미·이스라엘 관계 사상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