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하이브와의 갈등 상황에서 기자회견에 나서 화제가 된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언급하며 자신의 정치관을 밝혔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 노을 바비큐 편에서 ‘최근 민희진 대표 기자회견이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기자회견에 대한 핵심을 파이팅 스피릿(투지)이라고 보는 분들이 있다’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을 향해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파이팅 스피릿을 보고 배웠으면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고상하게 ‘파이팅 스피릿’이라고 표현했지만 한마디로 ‘깡’이다”라며 “민희진씨도 매일 그걸 보여주지는 않았을 거다. 결정적인 위기 순간이니까 그 카드를 꺼내든 거지 그런 카드는 자주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 중 허구한 날, 매일매일, 수시로 (그런 카드를) 내보이는, 연상되는 그런 분이 계신다”면서 “변명 겸 정신승리를 하기 위해 이야기하자면 나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일 열심히 해서 승부하는 스타일이지 어느 날 갑자기 확 뒤집기하는 그런 정치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오 시장은 또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믿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늘은 이게 굉장히 환희의 순간인데 몇 년 지나고 보니 환희의 순간 때문에 생긴 재앙의 시간이 지금 왔구나 싶었던 적이 있다”고 돌이켰다.
이어 “(반대로) 정말 극복하기 힘든 엄청난 불행이 내가 닥쳤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계기가 돼 몇 년 지나고 보니 나한테 이런 행운이 찾아오네 했던 적도 있다”며 “이런 일이 인생에서는 정말 자주 발생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반드시 기회가 된다. 안 믿는 젊은 친구들이 많겠지만 살다가 ‘어떻게 극복하지, 이거 수렁이다’ 싶을 때 정신 바짝 차리고 2박3일 고민하면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가 반드시 나온다”며 “절대로 젊었을 때 극단적인 선택 하는 것 아니다. 내 말 한번 믿어 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경영권 찬탈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모기업 하이브 경영진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을 겨냥한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민 대표는 “이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해서” “들어올 거면 맞다이(직접 대면)로 들어와” 등의 발언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