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오페라하우스(전문예술극장) 건립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부족한 공연예술 기반을 확충해 문화중심도시 위상을 갖추고 지역민들의 ‘원정 관람’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광주시는 14일 시청에서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걸맞은 전문예술극장 건립을 위한 자문위원회 회의를 첫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문화예술, 건축, 도시계획, 조경 전문가, 공무원 등 16명으로 구성된 자문위는 향후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대상지 선정, 운영방식 등에 대한 의견 제시와 함께 공론화, 전문성 확보 역할을 맡는다.
문화중심도시의 필수시설로 꼽히는 전문예술극장은 오페라, 뮤지컬, 발레공연 등 대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차별화된 공연장으로 호남권을 아우른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5개 자치구로부터 사업부지 신청서를 제출받았다. 연말까지 전문예술극장 건립 종합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 초 중앙부처(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2028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부지면적 5만㎡, 연면적 5만㎡에 1500석~2000석 대공연장과 400석의 소공연장 등을 갖춘 공연시설을 개관하는 게 목표다.
광주지역에는 그동안 대형 공연장이 없어 시민들이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등 대형 공연이나 세계적 문화예술 단체의 내한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서울 등 다른 지역까지 원정을 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국내·외 유명 공연을 유치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록공연장 현황자료를 보면 광주지역 전체 공연장 40곳 중 ‘전문공연장’으로 분류된 시설은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다.
시가 2020년부터 290억원을 들여 음향과 조명을 보강한 광주문화예술회관이 지난해 6월 ‘광주 예술의 전당’으로 재개관했으나 다목적 공연장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2022년 무등산 자락 훼손을 막기 위해 사들인 옛 신양파크호텔 부지를 당초 건립 후보지로 염두에 뒀으나 전문예술극장 부지로 협소하다는 여론에 따라 국립광주박물관 인근 시유지 등 2~3곳을 눈여겨보고 있다.
시는 전문예술극장이 창작공연 제작을 위한 예술가들의 교류·협업과 함께 공연예술계 진출을 원하는 미래 예술인들의 교육 플랫폼으로서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요성 시 문화체육실장은 “자문위 회의를 첫 단추로 전문가 의견과 시민여론을 적극 청취해 전문예술극장 건립에 차질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