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압승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가 이재명 대표와의 연결고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이던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비롯해 이 대표의 모교인 ‘중앙대 모임’,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 포진한 ‘목민포럼’이 3대 계파로서 당내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번 총선에서 총 31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며 민주당 최대 계파모임으로 떠올랐다. 이 모임의 상임대표인 김우영 당선인은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고, 재선에 성공한 민형배·강득구 의원은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수석사무부총장을 맡는 등 주요 당직을 꿰찼다. ‘대장동 변호사’ 5인방인 양부남·박균택·김기표·이건태·김동아 당선인도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이다.
지난해 6월 친명계 원외 조직으로 공식 출범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의원 색출 등 주요 국면마다 행사했던 영향력을 원내에서 발휘하게 됐다. 그전까지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이었던 ‘더좋은미래’가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친명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앙대 모임’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 대표를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이달 말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현재 병원 치료차 휴가 중인 이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모임 소속 한 당선인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만든 모임이 아니고 동문들끼리 차 한잔하며 이야기하자는 취지”라며 “사적인 모임일 뿐 특정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모임에 친명계 김영진 의원과 이 대표 측근 그룹 ‘7인회’의 일원인 문진석 의원이 포함돼 자연스럽게 현안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목민포럼도 민주당의 핵심 실무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목민포럼은 이 대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당선인, 재선 이상 의원 20여명으로 꾸려져 있다. 지자체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어 당장 행정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목민포럼 소속 한 당선인은 “이 대표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한 뒤 바로 대선후보가 됐다”며 “포럼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주목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3대 계파는 오는 16일 국회의장 경선 후보와 8월 전당대회 때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선 “어차피 당대표는 또 이재명(또대명)이라는 연임론이 무르익고 있는 것도 이런 계파 구도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박장군 이동환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