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장애인카누에서 세계선수권 사상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파리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장애인트라이애슬론에서도 세계대회 메달 소식이 날아들었다.
12일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최용범(도원이앤씨·충남장애인체육회)은 전날 헝가리 세게드에서 열린 2024 국제카누연맹 장애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KL3 결승에서 41초08의 기록으로 7위에 올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한국 선수가 거둔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엔 파리패럴림픽 출전권이 네 장 걸려 있었다. 이미 티켓을 확보한 스페인·호주·영국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덕에 7위 최용범에게까지 순서가 돌아왔다.
전도유망한 비장애인 카누 선수였던 최용범은 2022년 3월 교통사고를 당했다. 왼쪽 다리를 무릎 아래로 절단했으나 지난해 7월 장애인카누 선수로 변신했고, 그로부터 10개월 만에 한국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안겼다.
트라이애슬론에서도 낭보가 전해졌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장애인시리즈대회에 참가한 김황태(인천광역시장애인체육회)가 전날 남자 PTS3 경기에서 1시간13분39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지났다. 호주의 저스틴 가드프리(1시간13분26초)에게 간발의 차로 뒤진 3위였다. 세계선수권보다 한 단계 아래인 시리즈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입상한 것은 장애 여부를 떠나 처음이다.
이번 동메달로 패럴림픽 출전권 랭킹을 기존 13위에서 12위로 한 계단 끌어 올린 김황태는 파리행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최종적으로 티켓을 따내기 위해선 세계랭킹과 별도로 집계되는 해당 랭킹에서 9위 안에 들어야 한다. 오는 18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릴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컵대회, 다음 달 필리핀 수빅베이에서 개최될 아시아트라이애슬론연맹 챔피언십이 분수령이다.
김황태는 2000년 전선 가설 작업 도중 고압선에 감전되는 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 이후 마라톤을 통해 새 삶을 찾은 그는 노르딕스키와 태권도 등을 거쳐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전향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