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깬 곰, 흥 오른 쌍둥이…잠실 라이벌 동반 반등

입력 2024-05-12 17:4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최준호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 6회초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을 대표하는 프로야구 라이벌 두 팀이 나란히 상승세를 탔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모두 주말 3연전을 잡아내며 중상위권 순위 다툼에 불을 붙였다.

두산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2대 4로 이겼다. 이틀 전 첫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한 데 이어 비로 하루 연기된 두 번째 경기까지 승리하며 일찌감치 위닝 시리즈를 확정 지었다. 지난달 한때 8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5위까지 올라왔다.

일등공신은 젊은 불펜이다. 정철원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간 공백을 신인왕 후보 김택연을 필두로 이병헌 최지강 등이 메우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즌 초반 블론세이브가 잦았는데 최근 역전패가 사라졌다”며 “(최근 선전엔) 투수력이 안정된 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타선의 흐름도 우상향 중이다. 헨리 라모스의 부활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말까지 타율 0.244 2홈런에 그쳤으나 이달 들어 4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감독은 “하체 밸런스와 스윙 속도 모두 좋아졌다”며 “지금 모습이라면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두산의 방망이는 춤을 췄다. 4타수 4안타를 때려낸 허경민부터 강승호, 양의지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이 장단 9안타 6타점을 합작했다. 라모스는 이날도 2루타와 3루타를 하나씩 기록하며 3득점을 올렸다.

투수진에선 2004년생 최준호가 일을 냈다. 6이닝 동안 2점만 내주는 호투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최준호는 “1군 등판 날마다 부모님이 충남 천안에서부터 올라오셨다”며 “오늘도 함께 아침을 먹었는데 든든한 집밥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KT는 믿었던 웨스 벤자민이 2회 팔꿈치에 불편감을 느껴 마운드를 내려간 탓에 초반부터 승기를 내줬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한 지붕 맞수 LG도 마찬가지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6대 4로 꺾었다. 주말 3연전 싹쓸이 포함 5연승을 달리며 4위를 사수했다. 7회까지 3-4 한 점 차로 뒤졌으나 8회 오스틴 딘의 동점 솔로포, 오지환의 역전 투런포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