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최모(25)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10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최씨에 대해 프로파일러 면담 및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프로파일러들은 최씨가 있는 유치장으로 찾아가 면담 및 검사 동의 여부를 물은 뒤 그가 동의할 경우 사이코패스 진단 및 폭력성향 검사와 진술 분석 등을 진행한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의 경우 사건 담당 수사관이 검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때만 진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에 한해 면담 및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한다”며 “최씨의 경우 살해 동기나 성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해 보여 프로파일러 면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인근 15층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대학생 여자친구 A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경찰은 “옥상에서 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최씨를 끌어냈다.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최씨 진술에 따라 사건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피해자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사인은 흉기에 찔린 출혈(자창에 의한 실혈사)인 것으로 나왔다. 피해자와 최씨는 중학교 동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8일 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