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이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뮌헨에 합류한 해리 케인(잉글랜드)은 리그 최다 득점(36골)을 올리고도 ‘무관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뮌헨은 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대 2로 졌다. 알폰소 데이비스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호셀루의 막판 동점골과 역전골을 막지 못했다. 1차전 2대 2 무승부를 포함해 합계 점수 3대 4로 밀린 뮌헨은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4개의 트로피를 모두 놓쳤다. 리그에선 역대급 무패행진을 펼친 레버쿠젠에 일찌감치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국내 컵대회 DFB 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인 FC 자르브뤼켄에 1대 2로 충격패를 당했고, DFL 슈퍼컵에선 라이프치히에 0대 3으로 대패했다.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의 굴욕적인 무관 기록이다.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토마스 투헬 감독의 역량에 물음표가 찍힐 수밖에 없다. 특히 올 시즌엔 유연한 전술로 매 경기 다른 승리 공식을 만들어냈던 과거 모습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시즌 초반 더 리흐트의 부상 변수가 있긴 했지만, 얇은 3선으로 무리한 전술을 밀어붙여 선수 혹사 논란을 빚었다. 느슨한 경기 운영으로 공수 간격이 벌어지며 역습을 허용하는 양상도 반복됐다.
리그에서 간신히 2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나마 케인을 앞세운 선수들의 개인 역량이 뛰어나서였다. 올 시즌 케인은 리그에서 32경기 36골 8도움, UCL에서 12경기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를 따라다니는 ‘무관의 저주’를 풀지 못했다.
결국 뮌헨은 지난 2월 투헬 감독과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투헬 감독은 원래 2025년 6월까지 팀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1년 앞당겨 내달 뮌헨을 떠난다. 아직 후임 감독은 찾지 못한 상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