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우회로’ 비판 과고 조기졸업, 내년부터 요건 강화

입력 2024-05-09 15:47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사진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원격 수업이 전면 실시된 지난 2021년 11월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1학년 공통과학 물리 부분 수업이 화상으로 진행되는 모습. 뉴시스

내년 과학고 입학생부터 조기졸업 요건이 ‘성적 상위 15% 이내, 지능검사(IQ) 결과 145 이상’으로 강화된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과학고 20개교는 최근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기졸업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현재 조기졸업이 가능한 학업성취도 요건은 서울·경기 3개교는 상위 10%, 경남 2개교는 15%, 나머지 15개교는 20%다. IQ 검사 결과 요건은 140 이상이다.

개선안이 도입되면 각 과학고는 학업성취도를 15%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상급학교 조기입학 요건도 학업성취도 상위 40%에서 30% 이내로 강화한다.

현재 조기졸업은 조기졸업 요건 또는 상급학교 조기 입학 요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 단, 학업성취도가 조기졸업 요건보다 낮더라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에 합격하면 조기졸업이 가능하다.

과학고는 대체로 2학년까지 마치고 1학년 성적 등으로 조기졸업을 택한다.

우수한 과학 인재를 효율적으로 양성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남은 3학년 학생들 수업이 파행되고 과도한 내신 경쟁에 시달리는 문제가 지적됐다.

또한 장학금 환수를 피하고자 조기졸업 후 이공계열 대학에 진학하고 1년 뒤 의대로 진학하는 우회로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3월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을 통해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조기졸업 허용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선 개선안이 현장에 적용될 경우 현재 약 30%인 조기졸업 비율이 20%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개선안을 포함한 운영 매뉴얼을 안내하고, 6월 7일까지 지침을 개정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