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물감과 뭐가 다른가?”… 흑인 모욕했다는 화장품

입력 2024-05-09 15:21
뷰티 인플루언서 글로이아 조지가 유스포리아의 가장 어두운 색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모습. Golloria 틱톡 캡처

미국의 한 화장품 업체가 흑인용 파운데이션으로 새까만 검은색을 출시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 너무 밝은 색상의 제품으로 흑인들의 비판을 받았던 업체가 이번엔 너무 어두운 색상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갈색빛에 가까운 흑인 피부색을 고려하지 않고 새까만 색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8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은 지난해 9월 흑인 뷰티 인플루언서 글로리아 조지에 의해 시작된 검은색 파운데이션 논란을 재조명했다.

유스포리아가 지난해 9월 내놓은 '가장 어두운 색' 파운데이션 실제 색상. Golloria 틱톡 캡처

15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조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틱톡 채널에서 미국 화장품 업체 ‘유스포리아’에서 출시한 ‘데이트 나이트 스킨 틴트’ 파운데이션을 소개하며, 출시된 색상 중 가장 어두운 색을 피부에 발랐다.

해당 제품은 업체가 광고한 색에 비해 밝았다. 조지는 제품이 자신의 피부색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고, 해당 영상을 본 사람들은 업체가 갈색에 가까운 실제 흑인들의 피부색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후 ‘유스포리아’는 어두운 피부색을 지닌 사람들을 위해 지난 3월 해당 제품에 10가지 색상을 추가해 출시했다. 그런데 이번에 내놓은 색상은 너무 어두워서 흑인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두 차례나 제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체는 가장 어두운 색상으로 ‘600 딥 뉴트럴’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색상은 갈색빛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한 검은색이었다.

뷰티 인플루언서가 왼쪽 얼굴에는 블랙페이스용 페인트를, 오른쪽 얼굴엔 유스포리아가 올해 내놓은 '가장 어두운 색'을 바른 모습. Golloria 틱톡 캡처


조지는 영상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며 한쪽에는 ‘600 딥 뉴트럴’을, 다른 한쪽에는 검은색 물감을 칠했다. 그는 “두개의 차이를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조지는 이 같은 비교 영상과 함께 “매우 역겹고 무례한 일이 일어났다. 해당 제품은 진열대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했다.

이 영상은 8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조회 수 2400만회를 기록했다. 온라인에는 “저런 피부색을 지닌 흑인이 얼마나 되느냐”, “흑인을 모욕한 것이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조지는 일부 누리꾼들의 조언에 따라 더 밝은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섞어봤으나 회색빛이 나와 피부에 바를 수 없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논란이 커지고 있음에도 유스포리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