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좀 해달라” 요청에… PC방서 흉기 휘두른 40대

입력 2024-05-09 14:06
목과 손목을 다쳤다며 피해자가 올린 사진. 에펨코리아 캡처

피시방에서 조용히 해달라는 주변 이용자의 요청에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40대 A씨를 살인미수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씨는 8일 오후 9시20분쯤 서울 미아동의 한 피시방에서 주변에 앉아있던 남성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시방에서 칼빵 맞았다’는 제목의 글과 피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에는 그가 목 주위와 손바닥이 흉기에 찔려 응급처치를 한 모습이 담겨있다. 입고 있던 흰색 셔츠는 빨갛게 물들어 있는 상황이었다.

B씨는 “피시방에서 어떤 사람이 계속 욕하고 난리를 쳤다. 바로 앞자리라 조용히 좀 해달라고 말했는데, 이 사람이 직감적으로 이상해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나한테 계속 사과하러 갈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더니 어딘가에 전화해서 ‘나 내일 일 못가니까 그렇게 알아’라고 말했다”고 했다.

B씨는 이 말을 듣고 바로 방어를 준비했지만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사람보다 신체능력이 좋아서 바로 칼 든 손목을 잡고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해서 잡았다”며 “지금 구급차인데 병원이 파업하고 있어서 안 받아준다”고 했다.

B씨는 추가로 댓글을 통해 “시큐리티 가드를 하고 있다” “아까 쇼크가 왔다가 링거 맞고 살아났다” “맥가이버 칼로 공격했다” 등의 설명도 달았다.

B씨는 이날 새벽 ‘아까 피씨방에서 칼맞은 사람이다’라는 제목의 추가글도 올렸다. 그는 “다들 걱정해줘서 고맙다. 목에 4바늘 꿰매고 지금 집에 왔다”고 말했다. 또 “여자나 다른 사람이 당했으면 진짜 살인사건이 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나를 건드려서 이 이상의 피해가 없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의 글에 네티즌들은 “그나마 가드라서 막은 것 같다” “살았으니 다행이다” “피시방도 무서워서 못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