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없앤 제주들불축제 뭐로 채우나…“콘텐츠 찾습니다”

입력 2024-05-09 11:10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 놓기 모습. 뉴시스

제주시가 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 놓기 행사를 대체할 새로운 대표 콘텐츠를 찾고 있다.

제주시는 이달 8일부터 28일까지 제주들불축제 주요 콘텐츠를 전국 공모한다고 9일 밝혔다.

공모 주제는 오름 불 놓기를 대체할 제주들불축제 대표 콘텐츠, 생태가치에 부합하는 친환경 콘텐츠, 주민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콘텐츠 등 3개 부문이다.

누구나 1인 1건에 한해 우편, 이메일, 방문을 통해 의견을 접수할 수 있다.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총 3개 제안을 선정하며, 상금은 총 200만원이다. 다른 공모전 수상작과 유사한 아이디어는 심사에서 제외한다.

제주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초지에 불을 놓아 방목지의 해충을 없애는 제주도의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행사다. 1997년부터 축제로 열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하이라이트인 새별오름 불 놓기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우수 지역 축제로도 여러 차례 선정됐다.

하지만 건조한 봄철에 열려 산불 위험이 높고, 화약을 터뜨려 불을 놓는 행위가 기후위기 시대에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커졌다.

제주시는 지난해 4월 제주녹색당이 들불축제 방향에 대해 숙의형 정책개발을 청구함에 따라 도민 200명으로 시민숙의단을 구성해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원탁회의 운영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생태·환경·도민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시에 권고했다.

시는 이 같은 권고 내용을 토대로 지난해 10월 오름 불 놓기를 폐지한다고 최종 공표하고, 2024년 준비 기간을 거쳐 2025년부터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