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 없이도 성별 정정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은 지난 8일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 A씨 등 5명이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했다. 이들은 태어날 때 남성으로 출생신고가 됐으나 어렸을 때부터 여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이 확고해 수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성별 정정 결정을 하는 데 있어 성전환수술을 요건으로 두는 것은 헌법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 등에 대한 중대한 제한에 해당한다”며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를 위해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법률유보원칙’에 부합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는 원칙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법원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경우 성별 전환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행 대법원 예규가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부성기를 포함한 신체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음이 인정되거나 이미 생식능력을 상실하고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할 개연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만을 성별 정정 허가기준으로 삼고 있어서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