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인도네시아 KF-21 분담금 ‘1조원 삭감’ 제안 수용할 듯

입력 2024-05-08 18:26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개발 분담금을 1조원 덜 내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1월 최초 비행을 하는 KF-21의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개발 분담금을 1조원 덜 내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일 전망이다.

방사청은 깎아준 비용만큼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술 지원을 줄이고, 부족해진 재원은 정부 재정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8일 국방부 기자단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가 KF-21 분담금을 2026년까지 6000억원만 낼 수 있다고 해서 (분담금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한국 정부와의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하면서 개발비의 20%인 1조7000억원(이후 1조6000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납부하기로 했다.

대신 KF-21 시제기 1대와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던 인도네시아는 최근 재정 부족을 이유로 2026년까지 6000억원만 내고, 기술 이전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만 받겠다고 제안했다.

방사청은 국방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한 뒤 이달 말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낼 전망이다.

노 단장은 “제일 중요한 목적은 KF-21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방사청은 줄어든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규모에 맞춰 KF-21 시제기를 제공하지 않거나, 기술자료를 약식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단장은 “인도네시아가 6000억원만 내고 (애초 약속한 금액인) 1조6000억원에 해당하는 기술을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노 단장은 “현재까지 3000억원을 냈다면 3000억원에 해당하는 기술 그 이상은 절대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이 부담할 금액은 인도네시아가 미납한 1조원 중 절반가량인 약 5000억원으로 계산된다.

인건비 절감 등으로 KF-21 전체 개발비가 약 5000억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 측은 나머지 5000억원을 정부 재정 투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일부 부담 방식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한편 방사청은 이날 서해 상공에서 진행한 KF-21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의 첫 실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티어는 마하4(음속 4배) 이상의 속도로 200㎞ 밖에 있는 적기를 격추하는 세계 최강 성능의 공대공 미사일이다.

미티어 실사격 성공으로 KF-21은 원거리 탐지와 격추 능력을 증명하게 됐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