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K는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랐다. 머리가 영특하여 무엇이든 빨리 배우고, 결과가 좋다. 선생님들이나 친척들 사이에서도 머리가 남다르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아이는 예상과 달리 차츰 소극적으로 변했다. 공부할 때도 어려운 것은 피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회피하려고만 했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가 왜 그럴까? 부모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칭찬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을 어떻게 칭찬하느냐이다. 첫째로 노력에 대해 칭찬을 하자.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와, 열심히 준비하더니 그걸 해냈구나. 어려웠을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잖아”라는 식으로. 둘째로 전략에 대한 칭찬을 해보자. 예를 들어 아이가 뭔가를 결정할 때 이것저것 비교해 보고 신중히 결정하는 모습을 보일 때 “이런 결정을 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신중하게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하는 것은 너의 장점이다” “야단맞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정직하게 말하는 건 굉장히 용기 있는 일이야”라는 식으로 칭찬해야 한다.
다음은 선택에 대해 칭찬을 한다. 아이가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위해 대변하거나 편을 들어준다면 “여럿이 그 친구를 비난하고 있는데, 그 친구 편을 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친구 편에 서는 것은 정의로운 행동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과 친구와의 신뢰 사이에서 신뢰로 행동을 했다면 “우정을 지키는 것이 너에게 중요하구나. 넌 친구들에게 믿을 수 있는 친구일 거야. 잘했어. 멋진데”라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 올려 주자.
그렇다면 아이의 행동을 교정해 줘야 할 때는 어떻게 할까? 만일 아이가 시험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을 때 “시험 준비를 하는 시간이 이번 시험보다 너무 짧았을 수 있겠네. 다음엔 어떻게 준비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행동을 교정해 줄 때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방향으로 강점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때 아이의 특성, 경향을 말해주기보다는, 의미 있다고 느끼는 방향과 일치하는 ‘행동’을 부각해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시험에서 실수를 많이 했을 때 “너는 부주의 해. 집중해라” 라고 말한다면 어느덧 아이는 ‘나는 부주의한 사람이다’라는 규칙을 갖고 이에 따르는 행동을 은연중에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의 행동을 교정할 때는 속성에 대한 평가보다는 ‘행동’을 구분해서 행동의 대안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또 시험의 결과에 대해서 변명하거나 남 탓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먼저 학원을 바꾸는 것을 고려한다면 아이에게는 나쁜 성적의 원인을 선생님에게서 찾으려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내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그것은 다른 사람이 내게 잘못해줬기 때문이야’ 라고 생각하며, 남 탓을 하거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 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이가 성장하도록 가르치려면 ‘자신의 행동’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도움이 될지를 먼저 가이드 해주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