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6억원 미만이 4채 중 1채를 밑돌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4년 전만 해도 한 자릿수였던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다.
8일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올해 1~3월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9314건 중 6억원 미만은 23.5%인 2188건이었다. 1분기 기준으로 국토부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비중이다.
2008년까지 90%대였던 이 비중은 2009~2017년 70~80%대를 오르내리다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한 2018년 60.8%로 전년(70.7%) 대비 10% 포인트가량 줄었다. 2019년 62.5%로 소폭 반등했지만 2020년 52.1%, 2021년 28.9%로 다시 2년 연속 급감했다. 90%대에서 60%대로 내려앉을 때까지 10년 걸렸는데 60%대에서 20%대로 주저앉는 데는 2년 걸렸다.
지난 몇 년 사이 서울에서 6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이 급감한 건 집값이 전체적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이 비중은 부동산 침체기에 돌입한 2022년 38.1%로 늘었다가 지난해 28.0%로 줄었고 올해도 그 여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가장 많은 가격대는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이었다. 30.8%인 2870건으로 사상 처음 30% 선을 넘겼다. 4년 전인 2020년만 해도 13.2%로 10% 초반이었다. 2017년까지는 한 자릿수였다.
15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1688건으로 역시 사상 최대인 18.1%까지 늘었다. 2020년 4.3%에 불과했던 가격대다.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거래는 2568건으로 27.6%를 차지했다. 지난해 28.9%보다는 줄었다. 종전 최대 비중은 2020년 30.5%다. 서울에서 전체적으로 9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가 줄고 9억원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6억원 미만 거래 비중은 도봉이 7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랑(58.1%) 노원(57.8%) 금천(53.1%) 강북(48.4%) 구로(45.4%)가 40~50%대였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서울에서는 9억원 이상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중저가 아파트는 점점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