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서 1세기 한나라 청동거울 ‘청백경’ 발굴...권력자 입증

입력 2024-05-08 14:47

경북 경주에서 기원전 1세기 중국 한나라에서 제작된 명문이 새겨진 청동거울 조각이 발견됐다고 한국문화재재단이 8일 밝혔다.

재단은 국비 지원을 받아 경주시 서면 사라리 124-2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 덧널무덤 1호에서 청동거울편, 칠초철검과 칠기 등 기원전 1세기 당시 권력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유물이 출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동거울은 편(片·조각)으로, 명문은 “…承之可(승지가)…”만 확인됐다. 해당 지역의 발굴조사는 2023년 12월 6일부터 올해 2월 27일까지 진행됐다.


출토된 청동거울은 피장자의 가슴 쪽에 편(片)으로 1점 출토됐고, 일부 끝자락에 마모흔이 있는 것을 볼 때, 상당기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됐다. 청동거울의 명문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현 다테이와(立岩) 유적 10호 독널무덤에서 출토된 중국 전한(前漢) 청백경(淸白鏡)과 명문, 글자형태, 명문대의 배치 등이 유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알려진 사례가 없는 청백경이 출토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관계자는 “이 밖에도, 성운문경(星雲文鏡) 편 1점과 옻칠한 나무 칼집에 철검을 끼운 칠초철검(漆鞘鐵劍), 칠목기(漆木器) 등도 함께 출토된 것을 볼 때, 무덤의 피장자는 당시 상당한 권력을 가졌던 인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