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이 새 항공모함 ‘푸젠함’이 일장기를 게양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깃발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선박신호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대만 중앙통신과 중국 포털에 따르면 지난 1일 푸젠함의 시험운항을 생중계한 중국 CCTV 영상에 흰색 바탕에 빨간색 원이 표시된 깃발 2개가 게양된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 깃발은 도안이 일본 일장기와 거의 동일한 데다 바로 옆에 중국의 오성홍기까지 걸려 있어 소셜미디어에는 “왜 일장기를 달았느냐”며 분노한 애국주의 네티즌의 글과 영상들이 올라왔다. 일부는 군에 해명까지 요구했다.
하지만 흰색 바탕에 빨간색 원이 표시된 깃발은 일장기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선박신호기로 아라비아 숫자 1을 가리킨다. 한 블로거는 일장기와 유사한 모양의 깃발이 포함된 신호기 3개 한 세트는 ‘18Y’를, 다른 한 세트는 ‘RU1’을 의미하는데, 각각 ‘18번 선박의 닻이 미고정 상태다’ ‘이 배는 해상시험 중이다’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일장기를 본떠서 국제신호기가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국제 선박신호기는 18세기부터 사용됐고 일장기는 19세기에 일본 국기로 공식 채택됐기 때문이다.
유수어하이슈라는 필명의 블로거는 이번 사태를 극단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적 요소로 의심되는 것에 대한 극단적이고 포퓰리즘적인 과잉반응은 사회적으로 파괴적일 수 있다”며 “극단적 포퓰리즘은 개혁개방과 인류공동체의 포용에 역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푸젠함은 중국 해군의 세 번째 항모이자 중국이 완전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한 첫 항모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자기식 사출기를 장착해 비원자력 추진 항모 중 세계 최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