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에도 국내 30대 그룹 중 20개 그룹 계열사에 여성 사내이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8일 자산순위 상위 30대 그룹 298개 계열사의 이사회 내 남녀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기 전인 2021년 말과 올 현재 이사회를 비교했다.
2022년 8월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별로만 채워서는 안 된다.
사외이사의 경우 여성이 전체 850명 중 174명(20.5%)을 차지했다. 2021년 말 789명 중 여성이 86명(10.9%)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2021년 말 사내이사 738명 중 여성은 13명(1.8%)에서 현재 787명 중 25명(3.2%)으로 1.4% 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30대 그룹 중 2021년 말까지 이사회 내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그룹은 7곳이었으나, 현재는 모든 그룹의 이사회에 여성이 1명 이상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30대 그룹 중 21개 그룹에만 여성 사외이사가 있었으나, 올해는 여성 사내이사를 두고 있는 네이버를 제외한 29개 그룹에 여성 사외이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SK그룹으로 73명 중 26명(35.6%)을 차지했다.
반면 법 시행 후 2년이 지난 현재도 20개 그룹에 여성 사내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
30대 그룹 중 계열사에 여성 사내이사가 있는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CJ, 네이버, KT, 한진, 카카오 등 10개다. 여성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카카오그룹으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를 포함해 6명이다.
30대 그룹 여성 사내이사 중 대표이사는 이부진 호텔신라, 이정애 LG생활건강, 박애리 HS, 최수연 네이버, 정신아 카카오, 김재현 스튜디오드래곤, 한수미 나래에너지서비스 대표이사 등 7명이다.
리더스인덱스는 “법 취지와 별개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 자리만 여성들을 앉히며 구색을 맞추고 있다. 여전히 사내이사는 남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