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 70마리 탈출’ 안전문자… 알고보니 소형견 3마리

입력 2024-05-08 12:06 수정 2024-05-08 15:34

8일 오전 대전에서 ‘맹견 수십 마리가 풀렸다’는 내용의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됐지만 실제로는 소형견 3마리만이 농가를 탈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들이 금방 포획되며 다행히 단순 소동에 그쳤으나 재난문자에 개가 ‘맹견’으로 표기된 탓에 인근 주민들은 20여분 간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대전 동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4분쯤 한 주민이 112에 전화를 걸어 “사람을 물 것 같은 큰 개가 돌아다닌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119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자 119 상황실은 신고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이후 신고자로부터 개 70마리가 탈출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고 동구에 해당 내용을 전파했다.

신고 내용을 접수한 동구는 오전 10시 개 탈출과 관련해 ‘삼괴동 개농장에서 맹견 70여마리 탈출. 주민들은 해당지역 접근을 자제해주시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하세요’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대전 동구 재난 담당 부서가 주민들의 안전을 당부하기 위해 개 대신 맹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사 결과 119상황실에 접수된 신고 내용은 허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밖으로 풀린 개는 소형견 3마리에 불과했고 개들이 탈출한 장소 역시 일반 농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출한 개들은 119 대원이 도착하기 전 주인이 모두 포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가에서 키우는 개 30마리 가운데 대형견은 진돗개 1마리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소형견으로 확인됐다. 농가 주인은 유기견을 데려다 키우는 사람이었다고 동구는 설명했다.

대전 동구는 첫 문자를 보낸 지 24분이 지난 뒤인 오전 10시24분 ‘탈출한 개들이 모두 회수됐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두 번째 문자를 발송했다.

동구 관계자는 “허위 신고자를 대상으로 업무 방해에 따른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재난문자로 주민들께 혼란을 드려 송구스럽다. 앞으로 재난문자 발송 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