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개입설’ 뒤 기시다 만난 우에다 “의견 나눴다”

입력 2024-05-07 22:41 수정 2024-05-07 22:55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달 26일 도쿄 본관에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만나 엔저를 포함한 금융 현황을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 뒤 “일반적인 경제, 금융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특히 엔화 약세에 대해 “충분히 주시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대한 영향을 주의 깊게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뉴욕증시를 개장한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4.3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달 26일 도쿄 일본은행 본관에서 단기금리를 0~0.1%로 동결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발언은 엔저를 가속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달러·엔 환율은 그 사흘 뒤인 지난달 29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60엔 선을 돌파했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약세를 뜻한다. 당시 NHK는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의 환율”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환율은 같은 날 오후 1시쯤부터 약 1시간에 걸쳐 달러당 160엔 선에서 155엔대까지 4엔가량 급락했다. 일시적인 엔화 강세를 놓고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의 환율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환율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개입이나 동향에 대해서는 어떤 유무(有無)를 포함한 언급을 삼가겠다. 이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의 환율 개입 정황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지난 2일 새벽에도 포착됐다. 당일 오전 4시 이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7엔 선에 거래되던 엔화가 153엔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