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청년들, 돈 위해 살지 말고 의미 위해 살아야”

입력 2024-05-07 18:31 수정 2024-05-10 16:15
김병연 서울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회과학대에서 이 시대 청년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돈을 위해 살지 말고 의미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제를 통해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고의 틀이 바뀌고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와 사회를 보는 눈도 변하게 됩니다.”

조병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의 추천을 받아 갓플렉스 챌린지 릴레이 인터뷰 여덟번째 주자로 나선 김병연(61)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을 향해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옥스퍼드대,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우드로윌슨센터, 핀란드중앙은행의 이행경제연구소, 러시아 모스크바의 이행기경제연구소, 일본 히토츠바시대와 교토대 등지에서 방문교수와 연구원으로 일했다. 옛 사회주의 국가들과 북한의 체제 이행 및 응용계량경제학을 연구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 분야를 통해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전형적인 유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물론 주변 친지들 그 누구도 신앙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는 청소년 청년 시절에 신앙을 가졌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때 ‘고전읽기’라는 범 학교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구약과 신약 요약본을 수십 번 이상 탐독했다.

그러다 대학 시험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면서 인생에 대해 고민하다가 신앙과 더 가까워지게 됐다. 대학에 들어간 직후 본격적으로 신앙 생활을 해나갔다. ‘신앙과 사회’, ‘신앙과 학문’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고민을 기반으로 대학 내 관련 모임에도 참석했다. 그러면서 신앙에 기반해 학문을 하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뚜렷한 비전을 가졌다. 김 교수는 “전공을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체제이행으로 정하면서 이 비전은 한반도에서 가장 약자인 북한 주민을 향한 마음과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것으로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 주민이 고귀한 삶을 누리고 행복하게 되도록 돕는 것을 소명이자 최우선적인 비전으로 삼고 있다. 다만 북한 정권의 핵 개발 등으로 인해 북한이 고립되고 남북 관계에 진전이 없는 상황을 개탄했다. 그는 “어떻게 북한을 비핵화하고 남북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할 것인지, 그리고 북한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정책 등을 제언하고 있다”며 “자신의 직업에서 소명을 드러내고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이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시대 청년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과 염려하는 마음도 드러냈다. 미래의 중추인 청년들이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공의 등에 기반해 세상을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은 본래 내가 주인이 되려는 경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의 나라와 그의 의’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공의 사랑 화평 등이 근본적인 덕목이 될 수 있다. 이를 붙들고 살 때 비로소 행복하게 되며 우리의 삶이 의미있게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