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구역을 장악했다. 하마스의 휴전 협상안을 사실상 거부한 채 가자지구 유일의 외부 통로를 봉쇄한 것이다. 라파에서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7일(현지시간) “401기갑여단이 이날 오전 라파 검문소의 가자지구 방면을 장악했다”며 “무장 괴한 20명을 사살하고 지하터널 3개를 찾았다. 우리 군인들은 검문소 주변을 수색하며 추가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문소 장악 과정에서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이스라엘군 전차로 돌진해 충돌했지만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IDF는 설명했다.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유일한 관문이다.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구호품은 이 검문소를 통해서만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라파의 피란민은 140만명으로 추산된다. 가자지구 국경 당국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라파 검문소가 이스라엘군 전차의 주둔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주민 대피령을 내린 전날 50여차례 공습을 가했고, 주요 길목인 살라아딘 도로를 점령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라파 검문소까지 장악하면서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가자지구가 라파 검문소까지 막혀 완전히 봉쇄됐다. 이스라엘군의 전면전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IDF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한 브리핑에서 “라파 검문소가 테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확실한 첩보를 입수했다. 이 정보를 근거로 검문소를 (작전)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제한적이었을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집트 당국자는 AP통신에 “이번 작전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하마스는 전날 이집트·카타르의 휴전안을 수용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같은 날 성명에서 “하마스의 제안이 우리의 요구사항에 미치지 못했다. 전시내각은 라파에 대한 지속적 공격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