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의 책이 미국 최대 권위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Master Slave Husband Wife(노예 주인 남편 아내)’를 쓴 우 작가를 전기 부문 공동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작가는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그의 부친은 환기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을 설계한 재미 건축가 우규승씨다.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도서·드라마·음악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한국계 사진 기자가 언론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예술 부문에서 한국계 인사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작인 ‘노예 주인 남편 아내’는 우 작가의 두 번째 책으로 2023년 1월 미국에서 출간돼 뉴욕타임스(NYT) 선정 ‘올해의 책 10선’에 뽑혔고 타임지, NPR, 뉴요커 등에서 ‘2023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이 책은 1848년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을 감행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이다. 크래프트 부부는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한 뒤 증기선과 마차, 기차를 갈아타고 노예 상인과 군인들의 눈을 피하며 노예제가 폐지된 북부까지 이동했다. 부부는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노예제 폐지 연설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 유명해졌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 책에 대해 “자유를 향한 기념비적인 시도로 압축된 세 개의 장대한 여정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생명, 자유, 정의라는 미국 핵심 원칙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 작가는 앞서 2018년 자신의 첫 책 ‘The Great Divorce(위대한 이혼)’을 출간해 보스턴글로브, 월스트리트저널, 타임, 뉴욕타임스 등에 소개됐다. 19세기 실존했던 여성 인물의 이혼을 위한 여정을 그려낸 논픽션이다.
김남중 성윤수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