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제주도민 많다”…제주 가계대출 연체율 역대 최고

입력 2024-05-07 15:00 수정 2024-05-07 15:02

제주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2월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0.88%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지역별 예금은행 연체율 자료가 실린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제주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0.2~0.3%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2022년 하반기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2월 0.57%, 12월 0.73%에 이어 지난 1월 0.80%, 2월 0.88%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월 연체율은 전북(1.31%)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세종(0.14%)보다는 0.74% 포인트 높고, 전국 평균(0.42%)의 2배에 달했다.

제주와 전국 가계대출 연체율 격차는 2019년 12월 이후 최대치로 벌어진 상태다.

제주의 각종 경제지표도 가계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다.

제주 전체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내국인 관광객이 2019년 1356만명에서 2023년 1266만명으로 90만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일까지 40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0만명)보다 10%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관광객 규모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주 관광의 기반인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장기화되면 식당과 펜션 등 소규모 관광업체에 타격이 이어진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국내 관광 수요가 크게 늘면서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지역 사회에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 골프장 내장객도 2021년 288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22년 말 해외 여행길이 열리면서 지난해 24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3월 기준 1239가구로, 최근 6개월째 역대 최고를 갱신하고 있다. 현재 전국 물량의 10.2%가 제주에 몰려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최근 제주도 제2차 경제정책 전략회의에서 “도내 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가계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대출상환 리스크가 확대될 조짐이 보이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