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교회 위기… 미주성결교회 24곳 생기고 23곳 없어졌다

입력 2024-05-07 14:56 수정 2024-05-07 17:29
재미교포 아이들이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 세미한교회에서 진행된 ‘2024 미주 다니엘기도회’에 참석해 두 손을 들고 찬양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지난 5년간 미주성결교회 산하 23개 교회가 폐쇄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임석웅 목사)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성결교회 중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폐쇄된 교회는 23곳, 새로 생긴 곳은 24곳이었다.

‘이민교회 감소로 인한 교회 위기’를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한 황하균 미주성결신학대학교 총장은 “폐쇄된 교회 중 5곳은 재정 악화와 목회자 부족 등의 이유로 후임 목사를 구하지 못했다”며 “미국에 오는 한인 숫자가 줄어들면서 이민교회가 위기를 겪고 있어 장기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목회자 고령화도 이민교회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미주성결교회 산하 202개 교회(2022년 기준) 담임목사 중 68명(33.7%)이 60세 이상이었다. 향후 10년 안에 전체 목회자의 3분의 1 이상이 은퇴하는 것이다. 황 총장은 “68개 교회 중 52곳은 미자립교회라 앞으로 후임 청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결국 교회가 폐쇄되거나 합병돼 교회 수가 더 줄어들게 된다”고 내다봤다.

목회자를 꿈꾸는 이민 2세 수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2세 중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숫자는 21명으로 현재 16명이 교단에 남아있다. 이들 중 담임목사로 사역하는 이는 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4명은 파트타임으로 사역하고 있다.

황 총장은 “젊은 목회자를 사역자로 부를 여유가 없는 교회들이 많은 것도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늘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총회가 목회자 은퇴 연령 조정이나 개척 5년 이내 교회를 위한 지원책 마련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교회들은 다문화 사역으로 목회 방향성을 다변화하며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미주성결교회는 ‘2세목회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세대 리더십 콘퍼런스를 여는 등 이민교회를 이끌어갈 다음세대 양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상훈 AEU 미성대 총장은 “한인교회가 위기를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기성세대 중심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의 내일을 위해 다음세대 사역자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역량을 발휘할 무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인교회 성도들은 미국에 이민 왔을 당시 시대에 머무는 경향성이 강하기에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선 모험적 목회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세대를 위한 동반자적 사역 문화 조성과 시대에 맞는 새롭고 혁신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