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전 1호기(가압경수로형, 58만7000㎾급)의 ‘제염’ 작업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제염은 원전 해체에 투입되는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전 내부의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작업이다. 원전 해체가 국내 최초다 보니 제염 작업 역시 처음 시도된다.
한수원에 따르면 과망가니즈산 등 화학약품을 주입해 원자로 냉각재 계통, 화학·체적 제어 계통, 잔열 제거 계통 등에 있는 방사성 물질을 현재의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고리1호기의 방사성 수준은 작업자들이 다닐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제염을 통해 피폭 위험률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제염 작업이 완료되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건물을 실제 해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승인을 검토하게 된다. 원안위 해체 승인이 나면 한수원은 고리1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를 반출하고, 비방사성 구조물부터 방사성 구조물 순으로 건물을 철거한다.
원전 건물이 해체되면 원전 부지는 나대지로 복원된다.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국산 기술과 장비를 이번 제염 작업에 투입하는 만큼 한수원은 국내 해체 기술의 실증과 고도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과 운영에 이어 해체에 이르기까지 원자력 산업 전주기 완성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면서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을 통해 해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2017년 6월 18일 영구 정지하고 그동안 해체를 준비해 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