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구속 기소)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아 준 의혹을 받는 전·현직 야구선수들이 13명으로 늘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두산 베어스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해 명단을 통보한 8명 이외에 전·현직 선수 5명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총 13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루된 이들이 대부분 2군 선수들로 선배이자 1군인 오씨의 강압적 요구에 못 이겨 수면제 등을 건넸을 가능성과 관련해 조 청장은 “위력에 의해 할 수 없이 (대리 처방) 해줬다면 최종적인 판단에서 참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씨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지인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도 있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산 혐의 등도 적용됐다.
두산 구단은 문제가 불거진 지난 3월 말쯤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며, 소속 선수 8명이 오씨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건넨 사실을 확인해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오씨는 후배들에게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