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통해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7일 오후 6시) 모스크바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15∼17일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5선에 성공했다. 2000·2004·2012·2018년을 잇는 집권 5기 시대의 임기는 2030년까지 6년간이다.
푸틴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1999년 12월 31일부터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년 넘게 러시아의 실권을 유지하고 있어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린다.
만약 그가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해 6선에 성공할 경우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에 나설 수도 있다.
취임식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차이콥스키 행진곡과 정오를 알리는 크렘린궁 종소리를 배경으로 입장한 뒤 헌법에 오른손을 올려 취임 선서를 하고, 새 임기 시작의 포부를 담은 연설을 할 예정이다.
취임식에는 입법·행정·사법부 대표를 비롯해 러시아 영웅 훈장 수훈자, 주요 종교 대표 등이 참석한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7일 정오에 열리는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비우호국을 포함한 모든 러시아 주재 외교 공관장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국내 행사인 만큼 외국 정상에게는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해 대러 제재를 이어온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연합(EU) 회원국은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6일 전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대표의 푸틴 대통령 취임식 불참을 예고했다. EU 대변인도 러시아 주재 대사를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영국과 독일, 캐나다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27개국 중 20개국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고, 프랑스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7개국은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은 취임식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이다.
3년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최대 정적이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 14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등 불안정한 대내외 상황 속에서 취임하는 푸틴 대통령은 새 임기에서 내부 결집 강화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대대적인 정부 개편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또 반서방 연대 결속 추진의 일환으로 북·중·러 밀착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해 이달 중 시진핑 주석과 정삼 회담할 예정이다. 연내 북한도 방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