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주지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개고기 식용을 언급했다가 인종차별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제러드 모스코위츠(민주·플로리다) 하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노엄 주지사의 CBS 인터뷰를 두고 “왜 나는 그가 (북한) 김정은과 개고기를 먹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는 걸까”라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 이번 대선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노엄 주지사는 최근 회고록 내용이 보도되며 도마에 올랐다. 기르던 개를 직접 총으로 쏴 죽였다는 내용 등이 논란이 됐다. 특히 연방하원의원 재직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내용은 그의 북한 방문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허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엄 주지사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저는 수많은 세계 지도자를 만났고 전 세계를 다녔다”면서도 “(김정은에 대한) 그 일화는 책이 넣지 말아야 했다”고 사실상 잘못을 시인했다. 개 살해 논란에 대해선 “나에게도 매우 힘든 일이었다”며 “그 얘기를 한 것은 내가 나의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돌리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모스코위츠 의원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 관련 허위기재 논란과 개 살해 논란을 아울러 ‘김정은과 개를 먹길 원한다’는 식으로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부적절한 언급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에는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개를 먹는다는 일부 인식이 있는데 김정은과 개 식용을 연결시킨 것은 이런 편견에 기반한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계 연방 의원들은 잇달아 항의 입장을 냈다. 공화당 소속 미셸 스틸 하원의원은 “인종차별에 근거한 편견엔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 특히 의회 구성원들은 더욱 그렇다”며 “나도 이런 비판을 받아본 적이 있다. 이런 편견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앤디 김(뉴저지) 하원의원과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 하원의원도 성명에서 “공화당의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는 동료에 감사하지만 그 과정에서 해로운 고정관념을 영속화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되자 모스코위츠 의원은 해당 게시글을 즉각 삭제하고 “노엄과 북한의 독재자 단둘에 대한 농담이었다”며 “게시글이 잘못 해석돼 많은 커뮤니티에 불쾌감을 주는 것을 원치 않아 삭제했다. 고정관념을 비난하며 그런 고정관념에 편승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