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이후 처음으로 크게 올라 30% 선에 근접했다는 현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TBS 중심의 민영방송 네트워크 JNN은 6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월 대비 7.0% 포인트 상승한 29.8%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같은 기간 7.1% 감소한 67.9%였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부분의 여론조사마다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JNN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30% 선에 0.2% 포인트 차이로 다가갔다.
JNN은 이번 조사에 대해 지난 4~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143명에게 전화를 걸어 47.3%에 해당하는 1013명(유선 508명·휴대전화 505명)으로부터 유효 응답을 얻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시다 내각 지지율 상승 배경을 놓고 구체적인 분석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일본의 정치 전문가인 시라토리 히로시 호세이대 교수는 JNN 여론조사 기사를 다룬 자국 최대 포털 ‘야후재팬’ 뉴스 게시판에 기시다 내각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외교 활동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며 “다만 30%를 밑도는 숫자에서 정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모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적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국빈 방문한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상·하원 합동 연설을 가졌다. 지난 1일부터는 프랑스, 파라과이, 브라질을 순방하며 정상외교를 이어간 뒤 이날 귀국했다.
자민당은 그사이인 지난달 28일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 3석을 모두 빼앗기는 참패를 당했다. 정상외교만으로는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상승이 설명되지 않는다.
시라토리 교수는 “외교로 지지율을 회복해도 극적인 상승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다”며 “결국 내치에서 성과를 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