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0 총선에서 5선에 오른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서울 동작을)이 6일 “용산 대통령 따로 있고 여의도 대통령 따로 있는 그런 정국 아닌가”라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국회의 권한이 굉장히 강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내놓으신 많은 공약을 지금 실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원내대표 선거만 해도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소위 이재명 대표의 1당이 된 이 민주당을 상대로 여의도 안에서는 저희가 적어도 야당 아닌가”라며 “입법 독주를 하겠다는 그 민주당의 대응을 하려면 저는 강인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그래서 협상과 투쟁의 투 트랙, 그러면서도 민심의 귀는 열려 있되 해야 할 일을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에 대한 용기도 필요하겠지만 대통령에 대한 용기도 당연히 필요하다”며 “원내대표는 뻔한 계파 논리보다는 희생하고 봉사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진행자에게 “제가 저의 역할에 더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안 될 것 같다”며 “제가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 속도가 아직 거기까지 안 갔다”고 답했다.
나 당선인은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불출마에 관해 “아마 다른 역할로도 충분히, 이제 3선 의원이시다 보니까 당의 주요한 중진이시다 보니까 역할을 하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꼭 자리를 가지고 하는 역할이 아니라 물밑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간다든지 이런 역할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원내대표 후보인 이종배·송석준·추경호 의원을 향해선 “용기 내 출마해주신 것에 감사하고 세 분 다 정책통”이라고 평가했다.
나 당선인은 추 의원이 영남 출신이라는 비판에는 “영남 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면 우리 당에선 일하기 어렵다. 너무 추 의원 편을 들어도 안 되고 추 의원을 너무 뭐라 해도 안 되는 때인 것 같다”면서도 “추 의원은 영남이라는 그런 걸로 가두기에는 그분 역량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당선인 총회를 열고 출마자들의 정견 발표를 들을 예정이다. 이어 이튿날인 9일 투표를 거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