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김주성‧조상현…KBL에 부는 ‘40대 기수론’

입력 2024-05-06 16:55
왼쪽부터 송영진 프로농구 수원 KT 감독, 김주성 원주 DB 감독, 조상현 창원 LG 감독. KBL 제공

프로농구 판에 소장파 감독들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2023-2024시즌 각 팀을 이끈 감독 중 지도자 생활을 갓 시작한 40대 사령탑이 과반이었다. 평균 연령도 50세 아래로 떨어졌다.

6일 프로농구연맹(KBL) 등에 따르면 10개 구단 현직 감독들의 나이는 평균 49.6세다. 60대는 전창진 부산 KCC 감독뿐이고 50대가 3명, 40대가 6명이다. 가장 젊은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은 1983년생으로 전 감독과 딱 20년 차이다.

5년 전인 2019년만 해도 50대가 절반을 넘었다. 2018-2019시즌 종료 시점에 10개 구단 감독들의 평균 연령은 50.2세였다. 40대는 4명이었다.

머릿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성적도 따라준다. 이번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개 팀 중 3개 팀이 40대 감독들의 지휘를 받았다.

송영진 수원 KT 감독이 대표적이다. 2015년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코치와 학교 현장을 거쳐 지난해 프로 감독으로 돌아왔다. 새 외국인 패리스 배스와 군 복무를 마친 허훈, 이적생 문성곤 등의 활약에 힘입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으나 KCC에 1승 4패로 밀려 우승에 실패했다. 송 감독은 전날 패배 후 “무기력하게 진 부분에 대해 많이 반성해야 할 것 같다”며 “팬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맞상대 전창진 감독은 정작 지도자 후배를 치켜세웠다. 그는 “(송 감독은) 초년병으론 대단히 가능성 있는 감독”이라며 “팀을 챔프전까지 끌고 온 것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패배로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라고도 위로했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도 빠질 수 없다. 2022년 부임과 함께 팀의 암흑기를 깼다. 끈끈한 수비 농구를 바탕으로 직전 7시즌 중 6차례 봄 농구에 실패했던 팀을 2년 연속으로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놨다.

김주성 원주 DB 감독 역시 단기간에 성적을 냈다. 1979년생으로 전 구단 감독 중 두 번째로 젊은 그는 지난해 1월 이상범 전 감독의 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을 수습했다. 정식 감독으로 승격된 뒤인 2023-2024시즌엔 경기당 평균 득점 1위(89.9점)에 빛나는 공격력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들 소장파 감독들은 특히 선수단 소통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나이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단기전 역량을 입증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