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9일 기자회견 가닥…‘불통’ 이미지 벗을까

입력 2024-05-06 15:4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앙골라 확대 정상회담에서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별다른 일정 없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약 630일 만에 나서는 기자회견인 만큼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가감 없이 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인 10일 이전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유력한 날짜는 오는 9일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윤 대통령의 회견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632일 만에 열린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초에도 신년 회견을 별도로 하지 않고 KBS와 특별 대담 형식으로 새해 구상을 밝혔다.

이를 두고 직접 소통의 부재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윤 대통령이 이번 회견을 통해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원활한 소통’에 방점을 두고 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 기조를 뒤집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보여준 ‘일방적 전달’이 아닌 제대로 된 소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해 지적이 있었던 만큼 변화를 줄 것”이라며 “앞으로 언론과 접점을 넓히는 것을 포함해 현장 방문 등 민생 소통 행보를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소회와 평가를 밝힌 뒤, 앞으로 남은 임기 3년의 방향과 각오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진행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주제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참모진과 회의를 통해 주제별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짚어보면서 국민들에게 오해가 있었던 부분들을 잘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회견은 질의응답 시간이 33분에 그쳤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와 달리, 최대 2시간까지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년 9개월 만의 기자회견인 만큼 민감한 현안이 다수 쌓여있기 때문이다. 채 상병 사망 수사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지지율 저하, 국무총리 인선 구상, 의대 정원 확대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이 일고 있는 민정수석실 부활 문제도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황 변화에 대한 이해를 구하면서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더라도 ‘민심 수렴 기능’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회견에 앞서 7일쯤 민정수석실 설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초대 민정수석으로는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유력하다.

대통령실은 이번 기자회견 재개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의 언론 접촉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과 소통을 늘리겠다는 계획의 시작은 정식 기자회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향후 다양한 형태의 소통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