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오버 투어리즘’(과도한 관광객이 지역 주민과 갈등을 일으키는 현상)을 겪는 일본에서 급기야 후지산 절경을 가리는 극단적 조치까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후지산 촬영의 명당으로 유명한 야마나시현의 한 편의점 인근 주민들은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객들은 사유지를 침범하거나 불법 주차를 했고, 마을은 급기야 가로 20m, 세로 2.5m의 가림막을 설치해 후지산 배경을 아예 가리기로 했다.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배경으로 유명한 가마쿠라시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거나 사진을 찍으려고 위험한 철길에 불쑥 들어가는 관광객들로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전통가옥을 함부로 보는 관광객들로 불안감을 겪는다는 주민도 있었다. 한 주민은 YTN에 “일본식 집을 보고 싶다며 안을 이렇게 불쑥 들여다보기도 한다”며 “행여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다”고 호소했다.
엔화 가치가 급속히 떨어지면서 지난 3월에만 외국인 관광객 308만1600여명이 일본을 찾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