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아내를 살해해 복역하고도 재혼한 아내를 또 살해한 전직 군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2-3형사부(재판장 박광서)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직업군인 출신 A씨(53)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비교해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검찰과 피고인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2일 오후 6시쯤 경기도 수원의 자신이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아내 B씨(48)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112에 직접 신고했으나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된 B씨는 같은 해 11월 결국 사망했다.
A씨는 B씨와 세탁소 폐업 문제와 새로 개업할 김밥집 운영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B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2015년에도 당시 아내였던 C씨와 다투던 중 화를 참지 못하고 목을 졸라 살해해 해군작전사령부 군사법원에서 징역 4년에 치료감호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국립법무병원 정신감정 결과 A씨는 ‘우울장애’와 ‘편집성 인격장애 경향’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당 기간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왔고 젊은 시절 직업군인으로 복무하며 상당 기간 국가에 봉사했지만,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고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2015년 살인죄로 인해 치료감호를 받은 후 평생 복약할 것을 권고받았음에도 임의로 복약을 중단한 점 등을 종합해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상한보다 높은 형을 정했다”고 했다.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나, 징역 22년이 나오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징역 22년형이 합리적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