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전국에 돌풍이 불고 비가 쏟아지면서 각종 야외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반면 대형 쇼핑몰이나 실내 테마파크 등은 비를 피해 가족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오후 2시 기준 제주도 산지, 북부 중산간, 남부 중산간, 전남 보성·광양·순천에는 호우경보가, 전남 구례·고흥·여수·장흥·강진·해남·완도·진도, 경남 진주·하동·산청·사천·남해, 제주도 서부·동부·남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이 같은 악천후 속에서 휴일을 맞아 계획됐던 야외 행사들이 연이어 취소됐다. 서울시는 이날 잠수교에서 차량을 통제한 뒤 진행할 계획이었던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으며, ‘2024 봄봄 서울숲 축제’는 어린이날 공연 장소를 야외무대에서 커뮤니티센터 내부로 변경했다.
서울·인천·수원·광주·대구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5경기도 우천으로 모두 취소됐다.
강원도에서도 춘천에 위치한 레고랜드가 개장 2주년을 기념해 이날 저녁 개최할 예정이었던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철원군 또한 고석정 잔디광장에서 열기로 했던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제2회 광산뮤직ON페스티벌’ 행사도 부대행사 대부분이 열리지 않았다. 제주시민복지타운 광장에서 4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던 제주 반려동물 문화축제는 이날 일정을 축소해 행사를 오전 중 마무리했다. 충북 청주시 역시 오전 10시부터 생명누리공원에서 진행한 ‘어린이 큰잔치 행사’를 애초 계획한 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 오후 3시쯤 폐막했다.
다만 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내린 일부 지역에서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가 정상 진행됐다.
한산한 모습을 보인 야외 주요 관광지와 달리, 실내 행사장은 다양한 체험 이벤트에 신난 아이들로 떠들썩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서울 종로구 경찰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은 어린이 사격왕 선발대회, 순찰차 탑승 등 각종 체험 활동에 참여하며 즐거워했다.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에서도 ‘나비날개 만들기 체험’ 등 어린이날을 위한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특히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는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 단위로 놀러 온 인파로 이른 시각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롯데월드는 실외뿐 아니라 실내 공간에도 다양한 놀이기구가 준비돼 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에서도 궂은 날씨를 피해 휴일을 즐기는 시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30∼80㎜, 강원 내륙·산지 30∼80㎜, 강원 동해안 10∼50㎜, 대전·세종·충남·충북 북부 30∼80㎜, 충북 중남부 20∼60㎜, 광주·전남·전북 30∼80㎜, 부산·울산·경남·경북 북부 내륙 30∼80㎜, 대구·경북(북부 내륙 제외)·울릉도·독도 20∼60㎜, 제주도 50∼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전남 동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의 예상 강수량은 150㎜ 이상, 경남 남서 내륙과 경남 서부 남해안은 150㎜ 이상, 제주도 산지는 300㎜ 이상일 것으로 예측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