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사랑합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대성전에 모인 아이들이 이영훈 목사를 따라 이렇게 외쳤다.
이 목사는 “어린이 여러분 모두 오늘 하루 기쁘고 즐겁고, 복되고 행복한 날이 되길 바란다”며 “예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시니까 다 같이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신대요’라고 외쳐보자”고 권면했다. 이어 아이들은 이 목사의 기도를 따라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아, 혹은 엄마 손을 함께 맞잡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이날 어린이날을 맞아 교회 대성전에서 드린 ‘온 가족이 함께하는 예배’ 모습이다. 교회는 이어 교회 내 베다니광장과 베다니홀, 십자가탑 주변과 부속 성전 등 교회 곳곳을 개방하고, ‘2024년 교회학교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교회 측은 베다니광장에 푸드트럭을 배치해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했고, 십자가탑 주변에는 매트에 바람을 불어넣어 만든 대형 놀이기구 에어바운스를 설치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교회 부속 성전 곳곳에서는 십자수, 가죽공예, 네일아트와 같은 참여형 공예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뮤지컬 ‘선물, 인 투 더 바이블’과 CCM 콘서트 같은 공연도 진행됐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부모 세미나도 열렸다. 장동학 하늘꿈연동교회 목사가 강사로 나서 ‘소통’이란 주제로 부부간의 소통법 등을 강연했다.
교회 측은 이날 미취학 어린이부터 중·고교생, 학부모 등 약 4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교회 곳곳은 한껏 부푼 표정의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마치 하나의 놀이공원 같았다.
이날 행사는 아이를 둔 교회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됐다. 교회 근처 마포구에 산다는 이현희(45·여)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와 교회를 찾았다. 이씨는 “사람 많은 유명 놀이공원에 애들을 데리고 다녀올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았는데 교회에 놀거리가 마련됐다고 해서 와봤다”며 “멀리 가지 않아도 이렇게 애들이 즐겁게 노는 걸 보니 앞으로도 교회가 이런 기회를 많이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행사장 곳곳에서는 외국인 성도 등 다문화가정도 종종 눈에 띄었다. 나이지리아인 치옹웬도(34·여)씨는 아홉 살짜리 장남을 비롯해 4명의 자녀와 교회를 찾았다. 치옹웬도씨는 “5년 전 한국에 들어와 2년 전부터 이 교회에 등록해 출석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는 5월 27일이 어린이날인데 한국에서 이렇게 교회에서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이어 “남편은 애들만 교회에 내려주고 출근해 혼자 애들을 보기 쉽지 않다”며 “그래도 굳이 놀이공원에 가지 않아도 이렇게 교회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