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유명 고깃집에서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팔아 논란이 된 가운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식문화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 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비계 삼겹살’ 논란에 대해 “위생 관련 부서를 통해 음식점에 대해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점검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우선 축산분야 지도·감독 강화 필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요리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체 운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문화 자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의 이 같은 해명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명백히 ‘열등품’으로 평가되는 비계 삼겹살에 대해 식문화 차이를 언급한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손님에게 비곗덩어리를 주는 게 제주도식 식문화냐” “제주도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인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달라” 등 비판을 내놨다.
앞서 지난달 온라인상에는 ‘제주 유명 고깃집에서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최근 동생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한 고깃집을 찾았는데 비곗덩어리 고기가 나왔다”며 “이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식당 측은 정상적인 고기라며 아무 조처도 하지 않았다. 기분이 상해 고기 3점을 먹고는 15만원가량 비용을 내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용 후기를 찾아보니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몇 있던데 관광지 특성상 일회성 손님이라는 생각에서 비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해당 식당에서 내놓은 삼겹살은 정부 권장 삼겹살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정부의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삼겹살 지방은 1㎝ 이하로 관리돼야 한다. 지방이 과도하게 많을 경우 폐기가 권고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