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새로운 휴전안에 긍정적이며 이집트로 협상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가 휴전 제안 검토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확인했다”며 “대표단이 추가 휴전 협상을 위해 곧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하니예가 이집트 정보국장과 전화통화에서 ‘긍정적인 태도’로 휴전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전만 해도 하마스의 태도는 달랐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지난 1일 레바논 알마나르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휴전 협상 문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부정적”이라며 “적이 (팔레스타인 최남단) 라파에서 작전을 실행하면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 공보실은 함단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이 협상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지난 26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전달받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협상안을 사흘간 검토한 뒤 지난 29일 정치국 사무소를 둔 카타르로 돌아갔다.
당시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AFP에 “이스라엘에서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나지 않는 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며 “(협상안에) 큰 문제가 없다. 답변이 수일 안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휴전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협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소 40명의 인질 석방을 고수하던 이스라엘 정부가 33명 선에서 휴전을 받아들일 용의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던 강경한 태도에서 한걸음 물러섰다는 것이다.
휴전의 결정적 기회를 잡은 미국과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을 억제하고 협상 타결을 끌어내기 위한 ‘총력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전달한 제안은 대단히 관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WEF에 참석한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도 희망적인 협상안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