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사칭범에 당한 경찰… 민간인 7명 개인정보 넘겨줘

입력 2024-05-02 15:22 수정 2024-05-02 15:26
개인정보 유출 사실 안내문. 청주 흥덕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형사 사칭범에게 속아 민간인 7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4시46분쯤 관내 한 지구대에 자신을 같은 경찰서 소속 형사라고 소개한 신원미상 남성 A씨의 전화가 걸려 왔다.

A씨는 실제 흥덕경찰서에 근무 중인 형사 이름을 대면서 “수배자를 쫓고 있다”며 특정 이름을 가진 30대 여성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요청했다.

당시 전화를 받은 경찰관은 A씨 요청에 따라 민간인 7명의 주소지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다. 경찰관이 통화 도중에 수상한 낌새를 채고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A씨는 돌연 전화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칭범의 행방을 엿새째 쫓고 있지만, 아직 신원 특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A씨가 공중전화를 이용한 탓에 추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7명 중 6명에게는 전화 통화와 메시지로 연락을 취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스마트 워치 지급, 주거지 인근 집중 순찰 등 지원 사항을 안내했다. 나머지 1명은 해외거주자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흥덕경찰서는 홈페이지에도 피해 사실 안내 및 사과글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 교육을 통해 향후 다시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인정보 보호 조치 강화 등 내부 개인정보 보호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