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5·18묘지 참배 후 ‘노태우 회고록’ 수정 의사 표명

입력 2024-05-02 14:50 수정 2024-05-02 16:07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5·18 민주화운동 제44주년을 앞둔 2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노 원장은 ‘5·18민주영령을 추모합니다'라고 적은 화환을 추모탑 앞에 바친 뒤 참배를 마쳤다. 이어 5·18 진압 당위성을 수록한 부친 회고록 수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정판을 출간할 때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원장이 회고록 수정의사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노 원장은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기 앞서 “오월 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민주 화합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날까지 굽어 살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고 행방불명자 묘역과 김형영 열사,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묘역 등 오월 영령을 참배했다.

노 원장은 2019년 8월부터 수시로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안치된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하고 사죄한 바 있다.

그는 참배 직후 부친의 회고록에 관해 묻는 취재진에게 “회고록 수정을 요구하는 의견들을 잘 새겨듣고 있다”면서 “어차피 회고록 개정판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때 광주시민들이 말씀 주신 것들을 잘 반영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개정판 출간 시점에 관해서는 “당장 시기는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가능한 빨리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은 게 저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 원장의 부인 고 노 전 대통령은 2011년 8월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였다고 생각한다’고 적어 유혈 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회고록에는 첫 집단발포가 이뤄진 1980년 5월 21일 이후 시민들이 ‘무기고’를 약탈했다고 폄훼하고 계엄 확대를 정당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