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의 본향,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에서 펼쳐지는 올해 춘향제가 100주년 잔치를 앞두고 글로벌 축제로 거듭난다.
남원시는 10일부터 7일간 남원 광한루원 일대에서 제94회 춘향제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잔치의 주제는 ‘춘향, Color愛(애) 반하다’다. 100번째 잔치를 앞두고 기간도 늘리고 ‘형형색색 글로벌 춘향제’를 표방한다.
남원시는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축제로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 다채로운 콘텐츠를 야심차게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먼저 1956년 시작돼 춘향제의 대표 프로그램중의 하나로 자리잡은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식 미스 춘향 진·선·미·정·숙·현 6명 외에 번외로 ‘외국 춘향’을 선발할 계획이다.
외국인 우승자가 뽑히면 춘향다움의 가치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한편 선발된 국가와는 우호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 5개국의 여성 84명이 참여 신청을 했다. 본선에는 5명이 올랐다.
◇ ‘춘향 무도회’ 등 참여형 강화
올해는 동참과 축제성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했다.
축제기간 ‘춘향전’의 주요 인물인 춘향과 이몽룡, 방자, 향단, 변학도, 월매로 변신할 수 있는 의상·분장 체험 행사인 ‘춘향 무도회’가 열린다. 이로 인해 가장 힙하고 화려한 한복 파티가 남원에서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내방객들의 한복 분장을 위해 춘향교삼거리부터 십수정 사이에 한복대여 부스 15동과 뷰티, 메이크업 부스 8동이 마련된다. 특히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패밀리존이 새롭게 추가된다.
또 시민과 관광객, 전문공연팀이 참가하는 대규모 퍼레이드 ‘발光 난장 대동 길놀이’가 열린다. 퍼레이드에서 다양한 거리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이밖에 요천로 광장에서는 댄스동호회와 비보이 단체의 공연이 펼쳐진다. 광한루원 앞 메인 무대에서는 DJ가 진행하는 한복 EDM파티도 즐길 수 있다.
◇백종원도 온다 - 남원시와 협업
올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먹거리 부분이다.
남원시는 춘향제의 안전하고 합리적인 먹거리 제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요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외식산업개발원과 협업키로 했다.
남원시와 더본은 막걸리 축제를 비롯 전통음식 테마의 ‘춘향 난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먹거리 부스 운영자 선정 후에는 일대일 컨설팅 교육까지 맡게 된다.
춘향난장과 막걸리 축제의 주된 메뉴로는 남원에서 재배한 고품질의 농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소개된다. 추어탕과 남원참미, 멜론, 파프리카, 사과, 포도, 딸기, 그리고 흑돈을 이용한 음식들은 방문객들에게 남원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줄 예정이다.
더불어 17대의 푸드트럭, 12곳의 춘향난장, 8곳의 음료를 제공하는 커피크닉존도 운영된다.
특히 바가지 요금 없는 축제를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시는 춘향제 기간 각 먹거리 존에 키오스크를 활용해 투명한 먹거리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운영, 민원 사전 예방과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만원의 행복’ 등 축제기간 중 추어탕 등 음식값을 1만원만 받겠다는 계획도 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94회 남원 춘향제 D-50 프레스데이’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시는 중앙일간지 여행 담당기자, 한국 주재 외신 기자단, 국내외 인플루언서 등에게 글로벌 축제로 나아가는 춘향제의 방향성과 관전포인트 등을 소개했다. 특히 최경식 시장이 변사또로 분장, 춘향제를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최 시장은 “100주년을 내다보는 춘향제는 남원의 상징 그 자체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가야할 우리 시의 자산”이라며 “지역과 상생하는 품격있는 축제를 선보이겠으니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춘향제는 우리나라 최장수 대표 전통문화축제다. 1931년 남원의 유지들과 지역의 국악인들의 참여 속에서 민족의식 고취와 춘향의 절개를 이어 받고자 사당을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본격 시작됐다.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절 우리 민족을 위로하고 기쁘게 해 왔다.
남원=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