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캡틴’ 김혜성이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혜성은 승부처에서 발휘되는 매서운 집중력을 앞세워 줄부상과 타선 침체로 고전 중인 키움의 중심을 잡고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를 때려내고 있다.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김혜성은 전날까지 5개의 결승타를 기록해 김형준(NC 다이노스), 길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 등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클러치 히터’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김혜성은 시즌 득점권 타율 0.524(21타수 11안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누상에 주자가 있는 득점권 기회에서 더욱 강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정확한 타격과 주루 능력이 일품인 김혜성은 장타력까지 끌어올렸다. 2017년 데뷔 후 줄곧 3~4할대에 머물렀던 그의 장타율은 정확히 6할(리그 4위)을 찍고 있다. 가파른 속도로 증가 중인 대포 숫자도 주목할 부분 중 하나다. 2020년과 지난해 한 시즌 개인 최다 7홈런을 쏘아 올렸던 김혜성은 올해 24경기 출전 만에 커리어 타이기록을 써냈다.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은 김혜성의 해결 능력이 빛난 경기였다. 3번 2루수로 나선 김혜성은 5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회부터 선제 3점포를 터뜨린 그는 8회 쐐기 솔로 아치를 그리며 펄펄 날았다. 키움은 이날 9대 7로 승리해 7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한 차례 위기도 있었다. 김혜성은 지난 18일 KT 위즈전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을 겪으면서 몇 경기를 건너뛰었다. 공교롭게도 김혜성의 부상 시기와 맞물려 키움의 부진이 시작됐다. 시즌 초 상위권에 자리했던 키움은 지난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을 시작으로 연패에 빠지더니 현재 7위(14승 16패)로 추락했다.
키움 타선은 올 시즌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미국행, 야수들의 줄부상 여파로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날까지 키움의 팀 타율은 0.264(8위)에 그쳤다. 주장 김혜성은 무거워진 어깨를 뒤로 한 채 다시 타석에 섰다. 그리고 복귀 후 4경기 만에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내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김혜성은 지난해 최하위였던 키움의 반등을 이끌고 빅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릴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