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당선인(서울 동작을)이 4·10 총선에서 승리한 여야의 당선인들에게 자신이 설립을 추진하는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가칭) 가입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나 당선인이 주도하는 ‘인구기후내일포럼’에 얼마나 많은 여야 당선인들이 가입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나 당선인의 행보와 관련해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당권 도전을 위해 세력화를 시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나 당선인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나 당선인은 최근 22대 총선 당선인 전원에게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인구기후내일포럼’에 가입해 줄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의원 연구단체는 정당 구분 없이 참여할 수 있고, 의원 한 명이 연구단체 3곳까지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나 당선인은 문자 메시지에서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구·기후·과학기술 정책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 연구와 정책적 대안 모색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나 당선인은 그러면서 “6월 중 국회 정식 단체등록을 거쳐 창립총회·세미나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며 “가입해주시면 포럼 가입 의원님들과 곧 뵙는 자리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 가지 위기는 인구와 기후, 그리고 미래의 먹거리라고 진단했다”며 “이와 관련해 지난해에 포럼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나 당선인은 이어 “국회 포럼 차원에서 인구·기후·미래 문제에 접근하면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선인들 중 참석 의사를 밝힌 분이 제법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나 당선인이 관심을 쏟고 있는 인구·기후 문제에 대한 연구모임을 국회 내에도 신설하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나 당선인이 오는 6∼7월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당선인은 “인구·기후에 대한 문제의식에 동의해 나 당선인이 주도하는 포럼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혹시 오해하는 시선이 있을까봐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당선인은 “포럼과 그것(당권)을 연관시키는 건 맞지 않는 해석이고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나 당선인은 그러면서 “중요한 아젠다라고 생각해 예전부터 준비해왔고, 참여한 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당선인은 인구·기후 이슈 이외에 연금·저출산 등 주요 국가과제에 대해서도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 당선인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5월 국회 회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연금과 저출산 관련 세미나를 한 번 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진짜 이것은 여야를 넘어서 고민해야 하고 연금 문제도 서로 자꾸 미룰 게 아니라 이 시점이 지나면 개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30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연금개혁에는 ‘조금 더 내고 더 많이 받는’ 마술은 없다”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과중한 빚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